캄캄해지는 수출 전망… 연구기관·기업 모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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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해지는 수출 전망… 연구기관·기업 모두 “감소”
산업연구원, ‘2.2% 증가’에서 ‘1.9% 감소’로 수정
기업들 “미 관세로 올 수출 4.9% 줄 것으로 예상”
향후 수출 전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와 미중 무역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된 데다 지난해 실적 호조에 따른 기저 효과도 이와 같은 전망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약 2% 줄 것으로 봤고 수출기업들은 5%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부산=뉴시스]
●‘2.2% 증가’ 전망 지우고 ‘1.9% 감소’로 수정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 전망을 기존의 ‘2.2% 증가’에서 ‘1.9% 감소’로 수정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 등으로 수출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본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2025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1.9% 줄어든 6706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수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7002억 달러로,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 보고서에서 수출 전망을 감소로 수정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이 반도체 및 정보기술(IT) 등 제품의 증가에도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의 가격 하락, 주요국들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약세, 전년도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 효과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미중 무역분쟁의 파급 효과와 무역·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금융시장 변동성 강화 여부 등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3대 주력 산업별로 보면 한국의 최고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올해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에 힘입어 수출이 5.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바이오헬스(+11.0%), 조선(+10.2%), 정보통신기기(+5.4%) 등 총 4개 산업의 수출 증가가 점쳐졌다.
반면, 수출 효자로 꼽히는 자동차(-8.0%)를 비롯해 정유(-19.3%), 일반기계(-7.2%), 석유화학(-5.3%), 가전(-4.1%), 섬유(-3.3%), 이차전지(-3.2%), 디스플레이(-2.7%), 철강(-2.1%) 등 9개 산업 수출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의 자동차 고관세 부과와 중국 업체 글로벌 판매 전략 강화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조선의 경우 고가의 수출용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인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연구원은 “지역별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한 대미 수출 부진이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한국의 대미 수출 구조 분석을 통해 2023년 기준 대미 부가가치 수출에서 경유국 비중은 멕시코(25.5%), 중국(20.5%), 베트남(19.7%) 등 순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타깃이 이들 국가와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수입도 작년보다 2.1% 줄어들면서 올해 무역수지는 524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 수출기업들 “선박 빼고 대부분 마이너스”
수출기업들은 상황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수출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50개사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지속하면 올해 수출액이 작년보다 4.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 사의 전망치를 산술 평균 낸 값이다.
대기업의 수출 감소는 중간재나 소재·부품 등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업종별 감소율은 전기·전자(8.3%↓), 자동차·부품(7.9%↓), 석유화학·석유제품(7.2%↓), 일반기계(6.4%↓), 반도체(3.6%↓), 철강(2.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선박과 의료·바이오헬스는 미국 관세정책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이 각각 10.0%,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 기업 81.3%는 ‘미국의 관세정책이 양국 기업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고, 14.7%는 ‘한국기업에 부정적이고 미국 기업엔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경영 애로로는 ▷잦은 정책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24.9%) ▷글로벌 경기 악화(24.0%) ▷미국 수출 감소(18.8%) ▷환율변동 리스크 증가(17.5%) ▷중국 덤핑 수출에 따른 피해(10.5%) 등이 꼽혔다.
실무적인 애로는 ▷미국 수입업체와 단가 조정 협상(53.4%)이 과반을 차지했고 ▷미국 통관 절차 정보(21.3%) ▷원산지 판정 기준 정보(13.3%)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대응 방안으로 ▷수출시장 다변화(26.9%) ▷글로벌 생산 구조 재조정(19.8%) ▷환율 리스크 관리 강화(16.5%) ▷동종업계 공동 대응체계 구축(15.1%) ▷원자재 리스크 관리 강화(12.3%) ▷투자 연기·축소(7.6%)를 꼽았다.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 기간에 대해선 ▷6개월∼1년(42.7%)이 가장 많이 나왔고 ▷1∼2년(18.0%) ▷6개월 이내(16.0%) ▷3∼4년(12.0%)▷2∼3년(11.3%) 순으로 예상했다.
한편 기업들은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433.2원으로 전망했다. 환율 리스크 대응과 관련해선 ▷수출입 단가 조정(22.3%) ▷수출시장 다변화(20.8%) ▷기업경쟁력 강화(19.8%) ▷수입처 다변화(17.3%) ▷환헤지 전략 확대(10.1%) 등으로 응답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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